결국 스포츠의 경쟁력은 ‘팬을 얼마나 연결하느냐’였다

최근 DBR의 KBO 팬 경험 혁신 사례와 한국스포츠과학원의 스포츠 티켓 산업 이슈페이퍼를 함께 읽었다.

두 자료가 출발하는 지점은 조금 다르다.

DBR은 2년 연속 1000만 관중을 만든 프로야구의 변화에서 경기 운영, 콘텐츠, IP, 경기장 경험을 본다. 반면 산업 이슈페이퍼는 티켓을 중심으로 CRM, 데이터, 플랫폼, 팬 경험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두 자료를 겹쳐보면 꽤 비슷한 결론으로 모인다.

1. 이제 경기만 잘 운영해서는 부족하다

DBR은 최근 프로야구의 변화를 단순한 경기 흥행으로 보지 않는다.

야구장이 경기만 보는 공간이 아니라 응원, F&B, 피크닉 등 여러 경험을 함께 소비하는 공간으로 바뀌었다고 분석한다. 실제 신규 관람자 조사에서도 응원문화와 다양한 F&B가 경기장을 찾게 만든 주요 요인으로 언급된다.

티켓 산업 보고서도 비슷하다.

티켓을 단순한 입장권이 아니라 수익관리, CRM, 데이터 분석, 팬 경험 설계가 연결되는 핵심 자산으로 본다.

결국 두 자료 모두 같은 이야기를 한다.

스포츠의 상품은 경기 하나가 아니라 팬이 구단을 경험하는 전체 과정에 가깝다.

2. 팬 데이터가 흩어져 있으면 다음 단계로 가기 어렵다

두 자료에서 가장 강하게 겹치는 부분은 데이터다.

DBR은 장기적으로 구단별로 흩어져 있는 예매 데이터와 고객 데이터를 통합하고, 리그 차원의 통합 비즈니스로 발전시키는 방향을 KBO의 과제로 소개한다. 기록과 트래킹 데이터 역시 리그 차원에서 통합해 새로운 서비스와 부가가치를 만들겠다는 방향이다.

스포츠산업 이슈페이퍼는 이 부분을 더 직접적으로 설명한다.

티켓, MD, F&B, 이벤트, 멤버십 포인트가 하나의 계정과 플랫폼 안에서 연결되면 팬이 언제 경기장을 찾고, 무엇을 사고, 어떤 좌석을 선호하는지까지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 이를 사실상 팬 경험 전체를 연결하는 데이터 허브로 설명한다.

결국 중요한 건 데이터의 양이 아니다.

회원, 티켓, 방문, 구매, 멤버십이 서로 연결돼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

3. 데이터를 모으는 목적은 다시 팬에게 돌려주기 위해서다

데이터를 많이 확보하는 것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산업 이슈페이퍼는 팬 데이터를 활용하면 관람 성향과 소비 패턴에 따라 좌석, 상품, 이벤트를 보다 편리하게 추천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앞으로 스포츠 산업의 경쟁력은 관중 숫자 자체보다 팬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다시 팬 경험으로 환원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DBR에서 말하는 숏폼, 굿즈, 경기장 경험도 결국 같은 방향으로 읽힌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콘텐츠로 만나고, 일상에서는 상품으로 만나고, 다시 경기장으로 돌아오게 만드는 것.

팬과 만나는 접점을 계속 늘리는 일이다.

제가 두 자료에서 가장 공통적으로 본 것

개인적으로 두 자료를 같이 읽으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 새로운 시스템 하나를 만드는 것이 핵심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웹사이트가 있고, 티켓이 있고, CRM이 있고, MD몰이 있어도 각각 따로 움직이면 팬 입장에서는 서로 다른 서비스일 뿐이다.

반대로 이것들이 하나의 회원을 기준으로 연결되기 시작하면, 티켓 구매 → 경기장 방문 → MD·F&B 구매 → 콘텐츠 소비 → 멤버십 → 다음 경기가 하나의 흐름이 된다.

제가 계속 이야기하는 ‘파이프라인’도 결국 이런 의미에 가깝다.

스포츠 산업의 다음 단계는 새로운 기능을 하나 더 만드는 것보다, 이미 존재하는 팬 접점 사이의 끊어진 부분을 찾아 연결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결국 관중 수보다 중요한 다음 질문

1,000만 관중이라는 숫자는 분명 큰 성과다.

하지만 두 자료를 같이 보면 그 다음 질문이 더 중요해 보인다.

오늘 경기장에 온 팬은 누구인가.
그 팬은 무엇을 경험했는가.
그리고 다음에도 다시 올 것인가.

티켓을 입장권으로만 보지 않고, 콘텐츠를 홍보물로만 보지 않고, 데이터를 단순 통계로만 보지 않을 때 스포츠 비즈니스가 한 단계 더 확장될 수 있다.

두 자료가 서로 다른 주제를 다루면서도 결국 공통적으로 말하는 방향은 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팬을 더 많이 모으는 것에서, 팬을 더 잘 이해하고 오래 연결하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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